Light - 빛

공간을 완성하는 마지막 한 스푼

“자연의 빛이 없는 공간은 결코 건축적 장소에 이를 수 없다” — 루이스 칸 (Louis Kahn)

빛(Light)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재료다.

그러나 그 어떤 재료보다 공간의 표정을 좌우한다.

재료가 공간의 육체를 만든다면, 빛은 그 육체에 영혼을 불어넣는다.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는 롱샹 성당에서 빛이 벽을 뚫고 들어와 기도하는 이의 마음에 닿게 했다.

알바 알토는 핀란드의 겨울 햇살을 고려해 부드러운 자연광을 끌어안는 곡선 창을 설계했다.

빛은 강렬한 대비를 만들 수도, 흐릿한 경계를 흐르게 할 수도 있다.

"빛은 공간을 조각하는 무형의 재료다."

건축이 형태(Form)를 만들고 구조(Structure)를 세운다면,

빛(Light)은 그 형태와 구조에 시간성과 감정성을 부여한다.

빛이 어떻게 들어오고, 어떻게 머물며, 어떻게 빠져나가는가에 따라 공간의 표정은 달라진다.

자연광이 만드는 부드러운 그림자, 인공조명이 던지는 날카로운 대비, 빛의 방향과 강도, 색온도의 변화, 그리고 그림자의 길이.

이 모든 요소가 공간에 시간성을 부여하고, 감정을 결정하고 빚어낸다.

가장 빛이 강한 곳이 어둠을 가장 진하게 만든다.

빛은 존재와 부재의 드라마를 연출하는 건축가의 마지막 한 스푼이다

빛이 머무는 곳에서 공간은 말이 되고, 감각은 깨어난다.